할 일, 캘린더에 적어야 할까 할 일 앱에 적어야 할까
할 일 관리를 좀 해보려고 하면 반드시 부딪히는 갈림길이 있습니다. 이걸 캘린더에 적어야 하나, 할 일 앱에 적어야 하나.
캘린더에 다 넣어봤다가 지키지 않은 일정이 잔뜩 쌓여서 그만두고, 할 일 앱에 다 넣어봤다가 정작 중요한 약속을 놓치고. 그러다 결국 두 개를 다 쓰면서 두 곳을 다 보는 상태가 됩니다.
결론부터 말하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닙니다. 애초에 담는 게 다르거든요.
캘린더와 할 일 앱은 뭐가 다른가
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.
- 캘린더 = 약속. 시간이 이미 정해진 것. 대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얽혀 있음
- 할 일 앱 = 과제. 시간을 정해야 하는 것. 대개 나 혼자만의 일
3시 회의는 내가 미룰 수 없습니다. 상대가 있으니까요. 반면 “치과 예약 전화”는 오늘 해도 되고 내일 해도 됩니다. 언제 할지는 내가 정해야 하는 문제고, 바로 그게 귀찮은 지점이죠.
이 구분을 무시하면 두 방향으로 망합니다.
할 일을 캘린더에 넣었을 때
“오후 3시 — 보고서 쓰기”를 캘린더에 넣습니다. 3시가 됩니다. 안 씁니다.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.
캘린더는 안 지켜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. 회의는 상대가 있어서 강제력이 생기지만, 나 혼자 정한 일정은 그냥 지나갑니다. 그렇게 지키지 않은 블록이 쌓이면 캘린더 전체의 신뢰도가 무너져요. 진짜 약속과 안 지킬 일이 같은 화면에 섞여 있으니, 나중에는 캘린더를 봐도 뭐가 진짜인지 모르게 됩니다.
약속을 할 일 앱에 넣었을 때
반대로 “금요일 팀 회의”를 할 일 앱 체크리스트에 넣으면, 이건 미룰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. 할 일 앱의 항목은 전부 “내가 조절 가능한 것”으로 취급되니까요. 그러다 남이 관련된 일정을 혼자 미루게 됩니다.
그래서 어떻게 나눌까
기준은 하나면 충분합니다. “내가 이 시간을 옮길 수 있나?”
| 캘린더 | 할 일 앱 | |
|---|---|---|
| 회의, 약속, 예약 확정분 | ✅ | |
| 비행기·기차, 공연 티켓 | ✅ | |
| 마감일이 못 박힌 제출물 | ✅ (마감일) | ✅ (준비 작업) |
| 치과 예약 전화하기 | ✅ | |
| 보고서 쓰기, 운동 가기 | ✅ | |
| 월세 이체, 반품 접수 | ✅ |
세 번째 줄이 헷갈리는 자리인데 — 마감은 캘린더, 그걸 하기 위한 작업은 할 일 앱입니다. “금요일 제출”은 못 옮기지만 “수요일에 초안 쓰기”는 옮길 수 있으니까요.
진짜 문제는 두 곳을 봐야 한다는 것
여기까지는 원론이고, 실제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. 나눠놓으면 두 곳을 다 봐야 합니다.
할 일 앱에 “보고서 쓰기”를 오후 3시로 잡아놨는데, 캘린더를 보니 3시에 회의가 있습니다. 그럼 다시 옮겨야 해요. 이걸 매번 하려면 할 일을 하나 넣을 때마다 캘린더를 열어서 대조해야 합니다. 그게 귀찮아서 결국 안 하게 되고요.
그래서 나오는 해법이 셋인데, 각각 대가가 있습니다.
① 캘린더에 전부 넣기 (타임블로킹) 하루를 통째로 블록으로 채우는 방식입니다. 잘 맞는 사람에겐 최고예요. 다만 매일 아침 30분씩 배치 작업을 해야 하고, 하루가 계획대로 안 흘러가면 전부 밀려서 다시 짜야 합니다. 부지런한 사람용 해법입니다.
② 할 일 앱에 전부 넣기 간단하지만 약속의 고정성을 잃습니다. 그리고 남과 공유가 안 돼요.
③ 역할은 나누되, 할 일 앱이 캘린더를 읽게 하기 캘린더는 약속의 단일 소스로 두고, 할 일 앱이 그 빈 시간을 알아서 찾아 자기 자리를 잡는 방식입니다. 대조를 사람이 안 해도 되니 ①의 배치 노동이 사라집니다.
이따가 하는 방식
이따는 ③번입니다. 만들면서 제일 신경 쓴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적을게요.
캘린더를 읽습니다 — 다만 “바쁜 시간”만. 할 일을 던져놓으면 AI가 언제 할지 정하는데, 이때 캘린더에서 앞으로의 빈 시간과 찬 시간을 읽어옵니다. 그래서 3시에 회의가 있으면 거기에 할 일을 얹지 않아요.
여기서 중요한 건 일정의 제목이나 내용은 읽지 않는다는 겁니다. 코드 수준에서 시간 블록만 가져옵니다. 캘린더 권한을 주는 게 찜찜한 게 당연한데,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는 앱이 알 필요가 없어요. 필요한 건 “그 시간이 비었나”뿐입니다.
정해진 할 일은 캘린더에 되돌려 씁니다. AI가 시간을 잡으면 그 할 일이 캘린더에도 나타납니다. 기본은 “이따”라는 전용 캘린더로 발행돼서, 원래 약속과 색으로 구분되고 통째로 껐다 켤 수 있어요. 원하면 특정 캘린더를 지정할 수도 있고요.
그래서 캘린더 하나만 봐도 오늘 전체가 보입니다. 회의도 할 일도 같은 화면에 있지만, 출처가 나뉘어 있어서 “안 지킨 블록이 쌓여 캘린더가 못 믿을 물건이 되는” 문제는 안 생깁니다. 완료하면 캘린더에도 완료 표시가 남아서 나중에 보면 성취 기록이 되고요.
그리고 시간을 내가 안 정합니다. ①번 타임블로킹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에요. 빈 시간을 찾아 배치하는 그 작업 자체를 AI가 합니다. 병원이면 평일 오전, 이체면 아침처럼 실제 운영 시간까지 같이 보고요.
전 기능 무료고, 아이폰과 웹에서 씁니다.
정리
- 못 옮기는 것은 캘린더, 옮길 수 있는 것은 할 일 앱 — 기준은 이거 하나면 됩니다
- 할 일을 캘린더에 직접 넣으면 안 지킨 블록이 쌓여 캘린더를 못 믿게 됩니다
- 나누면 두 곳을 대조해야 하는데, 그 대조를 사람이 안 하게 만드는 것이 실질적인 해법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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